아직 우리 마음과 몸속에 기억되어 있는 “호헌철폐, 독재타도!”는 이른바 ‘87년 체제’를 만들어냈다. 이 87년 체제의 성격을 놓고 학계의 논쟁이 분분하지만 그것은 ‘민주화’를 향한 험한 여정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각인되어 있다. 그러나 그 전환은 정치적 영역에 국한되었다. 87년 체제의 또 다른 축이었던 노동자대투쟁이 있었음에도 기업규모별 임금격차와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더욱 확대되었다. 87년 개헌으로 경제민주화가 헌법(제119조 2항)에 명시되고 출자총액제한, 상호출자금지 등 경제력집중 방지를 위한 규제책들(공정거래법 제3...